[매일신문]한국 대중음악 100년史 한 눈에…경주에 대중음악박물관 연 유충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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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최초 창작가요 '낙화유수'…2012년 싸이 '강남스타일' 음반 등 전시
"학창시절, 통기타와 포크송으로 대변되는 1970년대 대중음악을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중음악에 심취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트로트와 발라드로 대표되는 60년대, 유성기 음반의 50년대, 40년대 등 그 이전의 우리 대중음악에까지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경주보문단지 내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을 개관한 유충희(56) 관장은 “클래식과 팝보다 대중음악이 우리의 정서에 더욱 맞는 음악"이라며 대중음악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개관한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대중음악 전문전시공간이다. 지하 1층과 지상 3층, 야외공간으로 꾸며져 있으며 연면적 4천여㎡이다. 보문호수가 한눈에 내려 보이고 화백컨벤션센터와 호텔가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경주보문단지가 관광과 레저에 이어 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데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 관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 경주와 국내 최초의 대중음악박물관은 서로 잘 맞는 궁합"이라고 강조했다.
유 관장은 전기 설계와 감리 사업을 하고 있다. 공항, 항만과 발전소 및 변전소 송전설비 전문가인 그가 한국 대중음악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다. 음악을 워낙 좋아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의 폭이 넓어졌고. 악기를 포함해 그 시대 음반과 의상 등에 이르기까지 음악에 관한 모든 것을 수집했다. 유 관장의 관심과 대중음악 사랑은 박물관 건립까지 이어졌다.
그의 박물관에는 원통형 유성기(축음기)부터 SP, LP, 카세트테이프, CD 등 음반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무대의상 등 음악 관련 자료들도 7만여 점에 이른다. 1929년에 발표된 한국 최초의 창작가요인 이정숙의 '낙화유수' 유성기 음반부터 2012년 세계를 휩쓴 싸이의 ‘강남스타일’ 한정판 LP까지 한국 대중음악사 100년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대중가요의 효시로 꼽히는 1925년 안기영의 '내 고향을 이별하고'와 박채선과 이류색의 '이 풍진 세월',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박향림의 '오빠는 풍각쟁이야' 등 1930, 40년대 근대 대중음악인들의 활동상을 담은 자료도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 진출했던 걸그룹 김시스터즈의 현지 음반과 국내 그룹사운드 최초 음반인 키보이스 데뷔 음반, 신중현이 이끈 록밴드 애드포의 음반 등은 학술적 가치가 높은 희귀 전시물이다.
유 관장은 주변의 반대를 뚫고 경주에 박물관을 지었다. 접근성이 서울이나 수도권보다 떨어지고 각종 후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유 관장은 "우리 소리의 뿌리는 경주"라고 했다. "신라 때 음악전문기관인 음성서(音聲署)가 있었고 고구려의 거문고와 가야금 등 신라가 삼국통일뿐 아니라 음악도 통일을 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는 "서울 등 대도시보다 경주에서 운영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각종 콘서트 개발과 회원제 관객 유치, 언더그라운드가수 초청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면 경주의 랜드마크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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